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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액재판

소액재판에서 자주 발생하는 실수 10가지: 초보 당사자가 빠지는 함정들

by 법지기 2025. 4.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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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소송, 하지만 방심은 금물

소액재판은 3,000만 원 이하의 민사 분쟁을 간소하게 해결할 수 있도록 고안된 제도다. 적은 비용으로 신속하게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많은 이들이 활용하지만, 처음 접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시행착오도 적지 않다. 절차 자체는 단순하지만, 법적 기준은 일반 민사소송과 동일하다. 즉, 재판은 가볍게 시작할 수 있으나, 그 결과는 매우 무겁게 돌아올 수 있다.

이 글에서는 소액재판을 처음 경험하는 이들이 자주 범하는 대표적인 실수 10가지를 정리하고, 각 실수에 대한 원인과 예방책까지 함께 안내한다. 이 10가지 함정을 미리 알아두고 피할 수 있다면, 재판 준비와 진행에 있어서 훨씬 더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을 것이다.


1. 막연한 억울함만으로 소송을 제기한다

많은 사람들이 "정말 억울하다"는 이유만으로 소송을 시작한다. 하지만 소액재판은 감정을 판단하는 곳이 아니다. 억울함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그 억울함이 어떤 법적 권리 침해에 해당하는지를 입증해야 한다. 돈을 빌려줬다면 계약이 있었는지, 손해를 입었다면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지를 명확히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예방 방법: 감정을 사실로 바꾸는 작업이 필요하다. 사건의 흐름, 법적 근거, 요구 금액을 정리한 뒤 소장을 작성해야 한다.


2. 증거 없이 주장만 나열한다

소송에서 이기기 위한 기본 조건은 '입증'이다. 말로만 주장해서는 법원에서 인정받기 어렵다. 당사자 진술이 중요하긴 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증거가 없다면 설득력은 떨어진다. 특히 문자, 계좌이체, 녹취록 등 객관적 증거의 유무는 판결 결과를 좌우한다.

예방 방법: 각 주장마다 어떤 증거로 입증할 수 있는지를 목록화하고, 증거설명서를 통해 명확하게 연결 지어야 한다.


3. 피고 주소를 잘못 기재한다

소장을 제출할 때 피고의 주소는 송달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다. 주소가 부정확하면 송달이 실패하고, 재판 일정이 늦춰지거나 사건 자체가 반려될 수 있다. 특히 이사한 사실을 모르고 예전 주소를 쓰는 실수가 많다.

예방 방법: 소송 전 피고의 주소를 주민등록초본이나 등기부등본 등으로 다시 확인하고, 불확실할 경우 공시송달 절차를 병행할 수 있는 준비를 해야 한다.


4. 재판에 출석하지 않는다

소액재판은 1~2차 변론기일로 종료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한 번의 출석이 중요하다. 출석하지 않으면 원고든 피고든 불리한 판결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원고가 불출석할 경우 소 취하 간주가 되기도 한다.

예방 방법: 기일통지를 받으면 반드시 일정을 확인하고, 부득이한 경우 기일변경 신청을 서면으로 제출해야 한다. 전자소송을 이용하면 일정 확인이 용이하다.


5. 재판 전에 상대방과 연락하지 않는다

법적 절차에 들어가기 전, 당사자 간 대화로 해결될 수 있는 분쟁도 적지 않다. 재판 중 조정이 이루어질 수도 있지만, 사전에 연락만 했어도 소송 없이 해결될 가능성을 놓치는 경우도 많다.

예방 방법: 소장을 제출하기 전에 내용증명 발송, 유선 또는 문자로 상환 요청 등을 통해 사전 협의의 흔적을 남겨두는 것이 좋다.


6. 증거 순서를 뒤죽박죽 제출한다

재판부는 사건을 처음 접한다. 따라서 제출된 증거가 어떤 주장과 연결되는지, 어떤 순서로 제시되었는지가 매우 중요하다. 문서가 뒤섞여 있거나 날짜 순서가 틀려 있으면 전체 흐름을 파악하기 어려워진다.

예방 방법: 사건의 시간 순서에 맞춰 증거를 배열하고, 증거설명서와 함께 일목요연하게 정리한다. 가능하면 표로 정리하면 더욱 효과적이다.


7. 소장에 법적 용어 없이 일기처럼 작성한다

소액재판의 소장은 비교적 자유롭게 쓸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형식이 전혀 없으면 곤란하다. 사건 경위를 나열하듯 풀어쓰거나 감정에 치우친 글은 법적 판단에 적합하지 않다.

예방 방법: "피고는 원고에게 금 ○○원을 지급하라"는 청구취지 문장과 함께, 청구원인은 간결하고 조리 있게 작성한다. 필요한 경우 법률구조공단의 표준 양식을 참고하는 것도 좋다.


8. 이자 청구를 빼먹는다

소송에서는 단순히 원금만이 아니라, 지연이자도 청구할 수 있다. 그러나 초보자들은 종종 이 부분을 놓치고 소송을 제기하며, 나중에 추가 청구를 하려면 다시 절차를 밟아야 한다.

예방 방법: 청구취지에 "○○일 이후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5%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문구를 반드시 포함시킨다.


9. 강제집행 절차를 몰라 판결만 받고 끝낸다

승소 판결을 받는 것만으로 돈을 돌려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상대방이 자발적으로 지급하지 않는다면 강제집행 절차가 필요하다. 그런데도 많은 이들이 판결문만 받고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는다.

예방 방법: 판결 확정 후 반드시 집행문을 신청하고, 채무자의 재산 정보를 확인해 계좌압류, 급여압류 등 강제집행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


10. 항소 기간을 놓친다

소액재판도 1심 판결이기 때문에, 불복할 경우 항소가 가능하다. 그러나 판결문을 받은 날부터 2주 이내라는 항소 기간을 넘기면 판결이 확정되어 버린다.

예방 방법: 판결문을 받는 즉시 불복 여부를 판단하고, 항소할 경우 이유서와 함께 항소장을 제출한다. 시간 여유가 없을 경우 우선 항소장을 접수한 뒤 이유서는 추후 제출해도 된다.


소액재판의 핵심은 '기본 실수 방지'에 있다

소액재판은 복잡한 법리가 아니라, 기본적인 절차와 입증 방식에서 판가름나는 경우가 많다. 이 글에서 다룬 10가지 실수는 대부분 기본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비롯된다. 그러나 그 기본을 제대로 지키기만 해도, 당사자는 재판 내내 신뢰를 얻고 판결에서도 유리한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다.

재판은 단순히 법적 논리의 경합이 아니라, 준비와 태도의 싸움이기도 하다. 사소한 실수가 전체 결과를 뒤흔들지 않도록, 반드시 점검표처럼 활용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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